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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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의 戒定慧 三學 修行 전통
- 주제龍城·映湖·漢巖·慈雲을 중심으로
- 시대현대시대
- 저자고 영 섭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목차
위로 가기 조계종의 戒定慧 三學 修行 전통龍城·映湖·漢巖·慈雲을 중심으로
고 영 섭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I. 문제와 구상
II. 불교계의 계정혜 삼학 인식
III. 대처 식육론의 대두와 논변
IV. 대처 식육론의 비판과 삼학 수행 전통 환기
V. 대한불교조계종의 삼학 수행 전통 복원
VI. 정리와 맺음
상세소개
위로 가기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행동 규범이 요청된다. 이를테면 한 나라의 정부는 국가의 기본 조직을 통치하고 사회의 생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헌법 과 법률을 제정한다. 마찬가지로 불교의 생활공동체인 ‘僧伽’ 즉 승단은 수행자들을 통 솔하기 위해 개인적 규범인 계와 공동적 규범인 율을 시설한다. 계와 율은 지계와 지율 을 통해 승단이라는 조직을 견고하게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불교를 배워 도를 깨치려는 수행자들은 계정혜 즉 세 가지 수행체계인 계정혜 三學을 반드시 수지해야만 하는 것이 다. 삼학은 계율과 선정과 지혜의 수행체계인 계학과 정학과 혜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계 학은 나쁜 행위와 나쁜 언어를 쓰지 않고 몸을 보호하는 수행 체계이다. 정학은 心意識 의 흔들림을 그치고 고요하고 편안한 경계에 머무르게 하는 수행 체계이며, 혜학은 번뇌 를 없애고 진리를 깨치는 수행 체계이다. 초기불교에서 삼학은 수행단계적 의미가 강했 지만 대승불교 이후 특히 남종선에서는 삼학 일체 혹은 삼학 평등의 의미가 강조되었다. 이 때문에 수행자는 이 세 가지의 상호 보좌를 통해 깨침[證果]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 다. 즉 계율에 의해 선정을 얻고, 선정에 의해 지혜를 얻는다. 이것을 경율론의 三藏에 맞추어 보면 경은 정학, 율은 계학, 논은 혜학에 짝지어진다. 불교 수행론에서 계정혜 삼학은 어느 하나의 치우침 없이 평등하게 수지해야[等持] 한다. 하지만 조선조의 숭유억불시책의 강화로 삼학 수지 의식이 엷어지면서 전근대 불 교계에서는 깨침의 초석이자 스승인 계학을 소홀히 하고 정학과 혜학에만 치중하는 경 향이 있었다. 선정과 지혜를 고루 닦기 위해서는 계율의 수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계율 의 수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선정이 이루어질 수 없고,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지혜 가 솟아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선정과 지혜는 계율의 수지에 의해 굳건히 설 수 있는 것이다. 의상의 엄정(嚴淨)융회, 지눌의 定慧雙修, 요세의 台淨一致의 체계는 계정혜 삼학의 굳건한 확립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불교는 수행자의 세 속화와 수행환경의 도시화 등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해서 한국불교의 중 흥은 ‘수행자답다’는 의미의 지표인 ‘계율의 수지에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국불교의 대표적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비교적 불교의 계율 전통을 가장 잘 준 수해 오고 있는 교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평판은 계율 전통 즉 출가 정신을 투철히 견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율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계율의 수호를 위해 全 身을 바쳤으며 교단의 자정을 위해 一身을 아끼지 아니하였다. 불교계의 대표적인 율사들이었던 龍城 震鍾(1864-1940)1), 映湖 鼎鎬(1870-1948)2), 漢巖 重遠(1876-1951)3), 慈 雲 盛祐(1911-1992)4) 등의 네 사람은 대한시대(1897-현재) 이래 계율의 계승자이자 중 흥조로서 큰 역할을 하였다. 용성과 영호와 한암이 6.25동란(1950-1953) 이전에 계풍의 중흥과 율풍의 진작을 위해 헌신하였다면, 자운은 정화(1954-1962) 이후 계율의 중흥조 로서 계율을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였다. 불교계는 이들 네 사람의 계학 중흥과 율풍 진 작을 통해 우리사회의 중심 종교로서의 기반을 확고하게 마련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 논자는 선행연구들을 검토하면서 이들 네 사람이 조계종단의 계정혜 삼학수행의 전통 을 수립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