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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字話頭 十種病에 대한 고찰
- 주제한암사상 제3집
- 시대현대시대
- 저자尹 暢 和
상세소개
위로 가기화두참구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법을 ‘간화선’이라고 한다. 간화선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송대의 선승 大慧宗杲(1089~1163)에의해 성립된 이후 많은 선승들에 의해 계승 발전되었다. 간화선에서 주로 참구하고 있는 화두는 ‘무’ ‘간시궐’ ‘마삼근’ ‘정전백수자’ ‘동산수상행’ 등 7~8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오늘날 우리나라 禪者들이 가장 많이 참구하고 있는 화두는 ‘무자화두’와 ‘이뭤고’ 이다. ‘무자화두’는 간화선의 주창자 大慧宗杲가 강조한 후 많은 수행자들이 참구하여 왔다. 특히 無門慧開(1183~1260)가 공안집 無門關에서 무자화두를 제1칙의 공안으로 제시한 이후 더욱더 근본화두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 근대의 선승 鏡虛와 龍城, 滿空, 漢岩선사도 모두 무자화두를참구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한암선사는 스승 경허와의 문답에서“화두도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하고묻자, 경허는 한암에게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무자화두’를 참구하게” 라고 말하고 있다. 이로 본다면 한암은 무자자화두를 참구했다고보여진다. 또 제자들에게도 무자화두를 권했다. 이와 같이 많은 수행자들이 화두참구의 간화선을 主수행법으로삼고 있고, 또 대부분 무자화두를 참구하고 있지만, 정작 ‘화두참구방법’인 동시에 ‘필수 참고사항’ 또는 ‘認知’ 및 ‘주의사항’이라고 할수 있는 ‘무자화두십종병’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및 고찰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이와 같이 무자화두십종병에 대한 구체적 고찰이 미흡하다는 것은 간화선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한국의 선불교, 특히조계종으로서는 간화선 연구에 보다 심층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또 이것은 오늘날 한국 선불교가 화두참구법에 대한 구체적인 고찰이나 탐구의식이 부족함을 露呈하고 있다고 하겠다. 無字話頭十種病은 그 제목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無字話頭를 참구할 때에 주의해야 할 사항 열 가지, 또는 무자화두를 참구하는방법 가운데 올바르지 못한 점, 병통, 문제점 등을 揀別해 놓은 것이다. 다른 말로는 ‘無字十種病’ ‘十種禪病’ ‘禪門十種病’ 혹은 ‘看話十種病’ 이라고도 한다. 일명 무자화두십종병을 처음 거론, 제시한 사람은 간화선을 성립시킨 大慧宗杲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대혜어록과 편지글 書狀 (「答富樞密」장) 등에서 참선자들에게 ‘구자무불성화(무자화두)’를제시한 다음 ‘不得作有無會’ ‘不得作道理會’ 등 8~9가지를 제시하고있다. 그런데 이 8~9가지는 대부분 “~을 하지 말라”고만 되어 있을뿐 그 이유나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물론 당시에는널리 알려진 것들이므로 굳이 부연 설명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900 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시대적 언어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그것이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하게 되었다. ‘무자화두십종병’에 대한 해설서나 주석서는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중국 古來의 주석으로는 특별히 알려진 것이 없는 반면, 한국고래의 주석으로는 고려 修禪社 제2세 社主 眞覺慧諶(1178~1234)이지은 「狗子無佛性話揀病論」3)과 조선후기 白坡亘璇(1767~1852)이 지은 「無字揀病論科解」4) 등이 있다. 그 밖에 무자화두 십종병에 대해 개략적 단편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옛 자료는 여러 편 있다. 고려시대의 선승 普照知訥(1158~1210)은 그의 논문 「간화결의론」에서, 원대의 선승 蒙山德異(1231~ 1308?)는 몽산법어 「無字十節目」장에서, 그리고 明末의 선승 博山無異(1575~1630)는 參禪警語에서 여타 禪病과 함께 언급했고, 淸虛休靜(1520∼1604)도 禪家龜鑑에서 간단한 주석과 함께 언급하고 있다. 또 전통강원의 교과서인 書狀 번역서에서는 언급하지않은 책이 없다. 근대의 고승으로서 유일하게 무자화두십종병에 대해 구체적으로고찰한 사람은 白龍城(1864~1940)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覺海日輪과 번역서 선문촬요에서 별도로 「修心正路」장을 두어 각 조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기타 ‘무자화두십종병’에대한 직간접적인 논문5)도 여러 편 있다. 이상의 여러 자료 가운데 진각혜심의 「구자무불성화간병론」(이하「간병론」)과 백용성의 「수심정로」가 여타 자료에 비해 구체적으로설명하고 있는 자료이다. 그러나 이 두 자료도 때론 난해해서 무슨뜻인지 알 수 없는 곳도 있다. 이것은 설명 및 표현방법의 시대적인차이, 또는 필자의 이해 부족 탓도 있을 것이다. 무자화두십종병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고찰하기 위해서는 먼저 언어적 문헌적 고증을 통해 각 조목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분석, 고찰해야 하고, 다음에는 송대(대혜종고 시대) 선불교에 대한 역사적 시대적 문화적 배경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그다음에는 비록 천년 뒤이지만 禪院의 풍토와 참선자들의 의식구조 및사고에 대한 문화적 이해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자십종병을 고찰 설명함에는 그 표현 및 설명방법이 종래 사용하던 漢語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뜻이 통하지 않는 번역어, 또는 학술적인 용어로 설명하는 것은 이미 여러 글에서 시도했던 작업이므로 지금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오늘날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언어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무자화두십종병’ 은 그림의 떡으로서 수행에서 참고 적용할 수도 없을 뿐더러 교육적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것은 필자 스스로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