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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스님의 미래인식과 현대사회의 다양성
- 주제탄허 스님의 미래인식과 현대사회의 다양성
- 시대현대시대
- 저자염 중 섭
목차
위로 가기 탄허 스님의 미래인식과 현대사회의 다양성염 중 섭
Ⅰ. 서론 – 탄허의 미래인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
Ⅱ. 동아시아의 일원론과 불교적인 영향
1. 일원론과 이원론의 세계인식 2. 『주역』의 관점과 소옹의 해석
Ⅲ. 동아시아의 이상세계와 탄허의 시대인식
1. 동아시아의 이상세계 2. 구한말의 개벽론과 탄허의 시대인식
Ⅳ. 탄허의 예지력과 불교
1. 후천개벽설과 화엄의 세계관 2. 탄허의 예지와 선적 영지
Ⅴ. 결론 – 탄허의 예지와 현대사회의 다양성
상세소개
위로 가기중국문화에 있어서 『주역』은 유교의 최고 경전인 동시에, 위진시대에는 『노자』·『장자』와 더불어 신도가新道家의 삼현학三玄學 중 하나가 된다. 또 한나라 초기의 황노학黃老學 시절에 『주역』은 상수학象數學으로 발전하였으 며, 위나라의 왕필에 의해서는 의리역義理易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동아시아의 중국문화에 있어서 『주역』만큼 폭넓은 영향과 대우를 받은 책도 없다. 실제로 『주역』은 진시황의 ‘분서焚書’에서도 예외가 되었으며, 주자의 해석과 다를 경우 사문난적으로 몰리던 조선후기의 폐쇄 적인 사회에서도 문제가 안 되었다. 이는 『주역』이 점서이면서 동시에 최고의 철학서라는 다양한 관점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주역』이 중국문화권 역사의 전시대를 통해서 고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현세만을 인정하는 일원론적인 배경인식과 관련된 다. 이로 인하여 소위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역사주의’와 ‘ 『주역』의 미래인식’이 강하게 대두한다. 즉 하나의 유일한 세계에 대한, 과거와 미래의 인식이 바로 ‘역사’와 ‘ 『주역』’인 것이다.
『주역』의 역할은 의리역적인 이해로는 교훈을 얻는 것이며, 상수역으 로는 미래를 인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는 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보다 올바른 미래로 나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확보한다. 상수 역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바뀔 수 없는 것을 아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 다. 즉, 인간이 미래를 알려고 하는 것은, 이를 통해서 안 좋은 것은 바꾸고 좋은 것은 증장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미래인식이란 맞기 위한 것이 아니라 틀리기 위한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즉, 동아시 아의 점 문화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탄허가 활약한 1960~80년대 초반은, 경제성장이라는 화두와 군부독 제로 인해 사회적인 혼란과 민중의 정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던 시기였다. 이때에 탄허는 동아시아의 『주역』 전통을 바탕으로, 동양학과 구한말의 신종교적인 관점까지 아우른 융·복합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와 민족에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일제강점기와 미군정,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친 우리나라는 폐허 속에서 미래가 상실된 국가였다. 이때 탄허에 의한 밝은 미래 제시는 우리민족의 힘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탄허는 나말여초의 도선道詵이나 여말선초의 무학無學에 비견될만 하다. 새로운 전환과 혼란기 속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한 가치가 아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선각자의 행보가 탄허에게서도 엿보이는 것이다.
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서 본고의 제Ⅱ장에서는, 동아시아의 일원론적인 세계관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불교적인 영향에 따른 소옹邵雍의변화 인식에 대해서 검토해 본다. 소옹의 세계관은 구한말의 후천개벽론
後天開闢論을 통해서 탄허에게 강력한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검토는 탄허의 예지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필연적인 배경이 된다.
다음으로 제Ⅲ장에서는, 앞선 제Ⅱ장의 일원론적인 세계관의 연장선 상에서 나타나는 동아시아의 이상세계론에 대해서 검토한다. 이를 바탕 으로 하는 탄허의 미래이상에 대한 긍정론의 성립에 대해서 이해해본다.
끝으로 제Ⅳ장에서는, 탄허의 예지에서 나타나는 불교적인 영향과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게 된다. 이는 탄허의 예지가 단순히 소옹이나 김일부金一夫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내포한다는 것을 의미하다. 이와 관련해서 본고는 탄허 불교사상의 핵심이 되는 화엄과 선적禪的 영지靈知의 관점에서 탄허의 예지에 대한 검토를 개진해 보았다.
1929년 일제강점기라는 칠흑 같은 상황에서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가 <동방의 등불>이라는 시로써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다면, 탄허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국가와 민족의 등대가 되었다. 탄허의 미래인식은 탄허의 본질은 아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우는 아이에게 황엽黃葉을 돈이라고 말해서 울음을 그치게 하는 것황엽지제(黃葉止啼)’과 같은 선사의 선교방편善
巧方便이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법화경』의 방편정신을 오늘에 일깨운, 진실로 민중을 위해서 아파한 위대한 실천적 보살행이라고 하겠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탄허의 미래인식과 관련된 동양학적인 검토는 충분한 타당성을 확보하는 가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