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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과 한암을 통해 본 불교와 시대정신

  • 주제석전과 한암, 한국불교의 시대정신을 말하다
  • 시대현대시대
  • 저자염중섭(자현) _ 월정사 교무국장
목차
위로 가기 석전과 한암을 통해 본
불교와 시대정신
염중섭(자현) _ 월정사 교무국장
Ⅰ. 서론-출가주의에 대한 재가주의의 도전
Ⅱ. 일제강점기의 계율문제
1. 일본불교의 침탈과 한국불교의 정체성
2. 한용운의 대처주장과 판단착오
Ⅲ. 석전과 한암의 계율정신
1. 석전의 『계학약전』 편찬
2. 한암의 선계일치와 4차례의 교정과 종정
Ⅳ. 결론-시대적 요청과 조계종의 미래

상세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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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는 바라문교의 재가주의 한계와 문제점을 비판하는 사문의 수행 문화에서 출발한다. 재가주의는 가계의 계승과 사회의 구성이라는 인류 진화의 보편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다 보니 바라문교의 이 상인 신神들 역시 희랍신화와 같은 결혼과 가정생활 등의 난삽함으로 얼룩지게 된다. 이에 비해서 불교는 독신에 의한 집중도 높은 수행과 이들의 모임인 승가라는 수행단체를 통해서 발전한다. 붓다는 왕궁생활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이를 떨치고서 출가 한다. 즉 불교의 출가주의에는 재가주의와는 다른 수행의 완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청정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만일 결혼과 같은 재가주 의가 불교의 수행목적과 충돌하지 않는다면 붓다 역시 이를 수용했 을 것이다. 붓다는 당신의 관점을 분명하게 피력하시는 분이다. 이 말은 불 교의 목적 달성인 깨달음에는 재가주의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분 명히 한다. 주지하다시피 율장의 시작인 불음계不淫戒의 수제나須提那 비구 내용에서 붓다는 이것이 ‘청정이 아닌 부정이며 열반의 길이 아 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1 그 결과가 바로 바라이波羅 夷, 즉 승단으로부터의 축출인 것이다. 율장의 제1바라이가 불음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떠한 경우라도 재가주의는 불교승단에 수용될 수 없다. 그러나 재가주의는 식욕과 더불어 인간의 본능 중 가장 강력한 욕구인 색욕과 관련된다. 또 이 는 인간 종의 진화와 관련된 가장 본질적인 측면이기도 하다. 그러므 로 불교사 안에도 출가주의에 대한 재가주의의 도전이 나타나게 된 다. 물론 이러한 재가주의는 바라문교나 힌두교의 재가주의와는 다 른, 불교 안에서의 재가주의이다. 불교의 출가주의라는 대전제에서 재가주의가 타당성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은 깨달음의 보편성에 대한 자각에 의해서이다. 즉 불교 의 깨달음이 완전한 것이라면 이것은 승단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 라 재가에도 통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인한 재가주의의 대두를 우리는 『밀린다왕문경』의 ‘재 가자가 아라한이 되었을 때’에 대한 의문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 다. 그러나 『밀린다왕문경』은 재가자가 아라한이 되었을 경우는 그날 로 출가하거나 열반해야 한다는 두 가지만을 제시하고 있다.• 3 즉 재 가주의의 도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깨달음의 보편성이라는 문제의식이 보다 심화되는 대승 불교에 오게 되면 깨달음이 출가승단이라는 범주를 초월하면서 재가 주의가 일정한 측면에서 긍정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는 대승불교 의 이상인격인 보살에 재가자가 수용되는 것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재가주의는 성性적인 측면과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내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즉 재가주의의 주장에서 발생하는 성적인 부분이 불교의 기본전제인 출가주의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제한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힌두교의 영향을 크게 받는 밀교시대密敎時代에 이르면 성적인 문제까지 표면화되면서 완전한 재가주의의 양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붓다가 재가주의를 비판하면서 출가주의를 제창 한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 또 바라이라는 승단의 기본적인 골격구조 자체가 무너진다. 즉 승단이라는 출가교단이 유명무실해지게 되는 것이다. 동아시아불교는 대승불교를 수용하지만 유교적인 문화배경 속에 서 성적인 좌도밀교나 탄트라교Tantrism과 같은 측면은 이렇다 할 영 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원元의 세계 지배와 더불어 밀교가 본 Bon교와 습합된 티베트의 라마불교가 확산되면서, 동아시아불교는 교단의 청정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고려사』 권39의 1281년충렬왕 7 기록에는 ‘승려 중 결혼하여 생활 하는 자가 반이나 된다’는 기록이 있다.• 4 이는 티베트불교의 영향과 문제를 잘 나타내 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불교의 청정을 유지하 면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재확립한 분들이 바로 태고 보우太古 普愚, 1301~1382·백운 경한白雲 景閑, 1298~1374·나옹 혜근懶翁 惠勤, 1320~1376의 ‘여말삼사麗末三師’와, 지공 선현指空 禪賢, 1300~1361·나옹 혜근懶翁 惠勤, 1320~1376·무학 자초無學 自超, 1327~1405의 ‘여말삼화상麗末三和尙’과 같은 분들이다. 보우는 중국 강남의 선종으로부터 1348년충목왕 4 『칙수백장청규勅 修百丈淸規』를 수용해서• 5 간행되도록 한다.• 6 또 인도승려 지공은 대승 계경大乘戒經인 『문수사리보살최상승무생계경文殊師利菩薩最上乘無生戒經』약 칭 무생계경(無生戒經)에 입각한 무생계無生戒를 통해서, 고려의 풍속을 청 정하게 일변시켰다. 지공의 계율을 통한 교화는 민지閔漬의 「불조전 심서천종파지요서佛祖傳心西天宗派旨要序」약칭 지요서(旨要序)에 따르면 ‘지공 이 무생계를 설하여 국왕의 종실과 인척 및 공경대부公卿大夫와 사서 인士庶人 등을 포함하여 신분과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하루에 수만 명 씩 계를 주었다’고 되어 있다.• 7 이러한 교화 결과와 관련해서 『고려 사』 권35는, ‘계림부사록鷄林府司錄 이광순李光順이 지공에게 무생계를 받고는 관할지역의 성황제城隍祭에서 고기를 쓰지 못하게 하고 백성 들이 돼지사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기르던 돼지들을 죽였다’는 내 용이 실려 있다.• 8 또 「지요서」에는 지공의 교화 영향으로 고려인들 이 술과 고기 및 무격巫覡을 멀리했고 또 탐욕과 음란한 풍속이 줄어 들었다는 내용도 있다.• 9 이 외에도 위소危素, 1303~1372의 「무생계경서無生戒經序」에는 “이 나라고려에서 혈식血食을 받던 삼악신三岳神 또한 이 계를 듣고 죽이는 희생제犧牲祭를 끊어 버렸다”는 내용이 있다.• 10 지공의 계율 강조는 사법嗣法제자인 나옹과 경한 그리고 나옹의 사법제자인 자초에게까지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하여 원의 간섭기가 끝나면서 한국불교는, 티베트불교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출가주의라 는 청정성을 회복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불교는 여말麗末·선초鮮初라 는 혼란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조선이라는 불교의 암흑시대를 맞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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